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국가적 참사와 공연 취소에 대하여 좀 전에 누군가 어느 SNS에 올린 글을 봤다. 동생이 공연 업계에서 일하는데 이번 제주항공 참사 때문에 공연이 취소되면서 손해를 입게 됐다고. 오랫동안 일이 없어 힘들어하다 이번에 모처럼 큰 공연 일을 하게 돼서 좋아라 했는데 이렇게 됐다고. 이태원 참사 때도 공연이 취소돼서 힘들어했다고.. 제주항공 참사는 분명 끔찍한 일이고, 너무나 안타까운 많은 죽음들 앞에 우리 모두 애도를 해야 하는 건 당연히 맞다. 하지만 국가가 나서서 애도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동안에는 ‘애도만’ 하라는 게 과연 온당한 일일까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애꿎은 문화 예술계가 피해를 입는다. 이런 조치의 근간에는 문화 예술 분야는 우리가 일상을 누리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아니므로 .. 더보기 이승윤 역성 앵콜 막콘 머글 동행 후기 둘째 날 중간 공연은 현생으로 못 보고 사흘째인 오늘 2024년 이승윤 전국 투어 앙코르 마지막 공연을 보고 왔다. 사실 아침 일찍 무안에서 너무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나서 이대로 공연을 해도 괜찮은 걸까... 하는 염려를 했다. 하지만 갑자기 취소를 하기엔 이 공연에 너무 많은 관계자들과 팬들이 얽혀있으니... 그래서 미리 준비했던 셋리스트 중에 ‘기도보다 아프게’와, ‘교재를 펼쳐봐’가 오늘따라 더 가슴 아프고 의미 있게 다가왔다. '기도보다 아프게'가 끝났을 땐 그 어느 공연 때보다 조용한 박수소리에 애도의 마음이 묻어있었다. 2024년 이승윤의 마지막 공연이자 ‘역성’이란 이름으로 하는 마지막 공연이어선지 이승윤은 어느 때보다 몸이 부서질 듯 무대 위에서 가진 모든 힘을 다 쏟아냈다. 그런만큼 .. 더보기 이승윤 공연 역성: 끝을 거슬러 첫날 후기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얼른 오늘의 공연에 대해 써봅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가장 아슬아슬하게 공연장에 입장한 날입니다. 티켓을 금요일 한 장, 일요일 두장 이렇게 구매를 했는데, 집에서 나설 때 실수로 나란히 있던 티켓 봉투 중에서 일요일 티켓을 집어 들고 온 겁니다(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던, 티켓을 안 챙겨온 사람... 네, 바로 접니다.) 현장 판매 부스에서 얘기를 하니, 폰으로 예매 내역을 확인한 후에 공연장 안의 스탶이 해당 자리가 공석인 것을 확인한 후에 들여보내준다는 겁니다. 그게 공연 시작 10분 전에 가능하다네요. 어떨 때는 스탶이 바쁘면 공연이 시작된 후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아, 놔. 초조와 긴장과 불안의 10분을 보내고 간신히 공식인 것을 확인한 후 5분 전에 입장했습니다. 딱 들.. 더보기 영화 <우리가 끝이야> 우리가 끝이야 - 가정 폭력의 대물림 끊기 * 줄거리 어느 날 아버지의 부고를 들은 릴리는 장례식장에 참석한다. 자식으로서 문상객들 앞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점 다섯 가지를 말해야 하지만 이것을 거부하고 나가버리는 릴리. 낯선 도시에서 꽃집을 차리며 새 출발을 준비하던 그녀는 우연히 라일이라는 외과의사를 만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이 도시에서 어린 시절 첫사랑 아틀라스를 만나게 된다. 그는 릴리가 어린 시절 가정에서 겪은 상처를 잘 알고 있다. 이 상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헤어졌던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 서로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다. 그런데 남편 라일이 두 사람 사이를 의심하면서 그의 숨겨져 있던 날것의 이면이 드러나게 된다. 우연히 아무런 정도 없이 보게 된 이 영화가 처음엔 .. 더보기 다큐멘터리 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지금 구매하세요. 우리 회사를 위해 한 해 동안 지구상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얼마나 될까? 무려 4억 톤이다. 4억 톤! 전자 폐기물의 양은 얼마일까? 5천만 톤이다. 전 세계에서 매일 버려지는 휴대폰은 몇 개일까. 1300만 개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지구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를 본 사람이라면, 양가감정이 들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물건을 덜 소비하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하나. 다른 하나는, 이렇게 개인이 지구 환경을 위해 열심히 실천해 봤자 기업이 변하지 않으면 별로 소용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동안 우리가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거나, 알고 있었어도 외면했던 사실, 기업의 끊임없는 생산과 이를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종용하는 행태에 대해 고발.. 더보기 <힘을 낼 시간> 치유와 위로의 영화 일 때문에 가끔 엔터 업계 쪽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대개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인사를 하러 온 ‘을’들로부터 의자 등받이에 한껏 몸을 묻은 자세로 인사를 받고 ‘열심히 하라’고 말한다. 혹은 ‘을’들이 먼저 ‘열심히 하겠다’며 허리를 깊이 숙인다. 그럴 때 어떤 ‘갑’들은 이렇게 말한다. 열심히 하는 건 다들 열심히 해. 잘해야지. 팬들 앞에서는, 무대 위에서는 우상으로 대우받는 ‘아이돌’들이지만 연습생 시절이거나 무명 시절일 때의 모습은 대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허리를 꺾어 인사하는 청년들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 그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으로 상기된 표정과 조금이라도 책잡힐 언행을 하지 않기 위해 날을 세운 긴장감이 두꺼운 화장을 뚫고 올라와 팽팽하게 떠 있다. 그들은 음계.. 더보기 12.3 비상계엄 사태로 드러난 충격적인 사실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후 탄핵을 당하면서 그 이전과 이후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보면 충격의 연속이다. 내 기준으로 가장 충격적인 사건들을 정리해 보았다. 1. 김어준의 폭로 지난 12월 13일 김어준 씨가 국회에서 주장했던 내용은 메가톤급 충격이었다. 그는 국내 우방국(정황상 미국으로 보인다) 대사관으로부터 12·3 비상계엄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사살하고 이를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가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단순히 주요 정치 인사들을 체포하는데 그치지 않고 암살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더욱이 이 소행을 북한이 한 것으로 꾸며서 미군 몇 명을 사살해 북한 폭격을 유도하는 계획이었다고 하니, 만일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반도는 전쟁의 포화에 휩싸일 뻔했다.. 한반.. 더보기 소설 <채식주의자>에 나타난 폭력성 이해하기 소설 채식주의자>에 나타난 폭력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오래전 이 책을 이미 읽었다고 착각했었다. 알고 보니 10여 년 전에 이 책의 원전(영화로 치면 ‘프리퀄’ 같은)이라고 할 수 있는 한강의 단편 내 여자의 열매>를 읽었던 것이다. 그때 읽었던 기억에 의하면 ‘신비롭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내가 20여 년 전에 습작했던 단편소설과 설정이 어딘지 좀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었더랬다. 그렇다고 해서 표절 운운할 생각은 없다. 창작의 영역에서는 설정 면에서 어슷비슷한 작품들은 언제나 있어 왔으니까. 각설하고... 내 여자의 열매>를 읽었을 때는 신비롭고 흥미롭다는 생각이 더 컸지만 그 작품에서 파생된 채식주의자>를 읽는 과정은 꽤 고통스러웠다. 작가 역시 3부에 해당하는 나무 불꽃>을 쓰면서 ‘고통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