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이 써보는 이승윤 광주 콘서트
2024년 이승윤 전국투어의 마지막 공연인 광주 콘서트가 막을 내렸습니다.
대개 모든 ‘마지막’이 그렇듯 이번 광주 공연의 감동은 너무 심하네요. 두고두고 못 잊을 것 같아요.
일단, 광주에 사시는 어느 삐뚜루 분이 다른 지역에서 오는 덕친들을 위해 공연장 바로 앞의 카페 하나를 빌려서 온통 이승윤과 역성 컨셉으로 꾸몄답니다. 마치 생카 같았어요. 그래서 서울에서 내려간 몇몇 삐들은 이 카페 구경도 하고 차도 마시고 공연 시간을 기다리며 수다를 떨었지요. 이 카페를 마련해주고 꾸며준 삐뚜루들에게 박수를!
인상적이었던 몇 개의 무대 풍경.
<스테레오>로 다소 임팩트가 강하지 않은(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임) 오프닝으로 시작했지만 바로 이어진 <인투로>에서 객석의 삐들 모두 자동 기립! 이후 머리 풀고 달렸습니다. 이승윤이 “누가 더 재미있게 노는지 한 판 뜨자”고 하니까 진짜 한판 뜰 기세로 달렸어요. 이후로는 다 같이 정신줄 놓고 놀았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야생마>를 불러주었답니다. 저의 최애곡 중 하나인 야생마는 언제 들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게다가 “뛰어!”는 그 어느 때보다 컸고 우렁찼습니다. 최애가 뛰라는데 뛰어야죠. 도가니가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역성>을 부를 땐 진짜 온몸으로 혼신의 열정을 다해 불렀답니다. 오늘이 마치 자신의 생에 마지막 공연인 듯이 영혼을 다 갈아 넣어서 한 것 같아요. 감동이 넘넘 심해요.
<누구누구누구>를 부를 땐 안그래도 열심히 뛰고 있는 삐들을 향해 계속 뛰라고 뛰라고 해서 마치 훈련 조교인 줄.. ㅋㅋ
<28K LOVE>를 부를 땐 삐들이 후렴구를 떼창했는데 “허!!!”를 워낙 우렁차게 불러서 승윤 님이 결국 웃고 말았습니다. ㅋㅋ
생각나는 멘트 몇 가지. 이번 공연에서는 유난히 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멘트들이 많았어요.
“눈이 오는 풍경을 보면서 예전에 눈 내리는 풍경을 소재로 노래 가사를 쓰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기존에 그걸 소재로 쓴 시가 있나 해서 찾아보니까 있더라고요.. 그래서 안 썼는데 그때 쓰려고 했던 가사 내용이, 맨 처음 내린 눈은 풍경이 되지 못한다, 였습니다. 이 공연장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일찍 와서 그리고 맨 마지막까지 공연장의 안과 밖을 눈 덮인 풍경으로 만들어주신 분께 박수를 좀 보내주세요. 그리고 여러분은 풍경 그 자체이십니다.”
으으... 감동! 다음 멘트는 더욱 감동 덩어리였어요.
“저는 환상을 팔지 않습니다. 그러다 한 번씩 현실과 일상에 맞닿은 위로가 필요할 때 노래를 만듭니다. 음악인으로서의 꿈은, 저의 음악이 어떤 순간, 어떤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제 음악에 위로와 힘을 받았다고 했을 때 저는 음악인으로서 꿈을 이뤘습니다.”
아아... 전 이승윤의 음빠 다음으로 말빠입니다(얼빠는 가장 나중에... ㅋ). 이런 말솜씨는 독서력이 뒷받침되어야 발휘되죠.
공연 후반부에 코러스와 모든 세션을 한 사람 한 사람 다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그리고 삐뚜루!!!”라고 외치는데 와... 정말 짜르르~~ 전율이 흐르면서 그냥 울컥! 하고 말았네요. 그 멘트에서 바로 이어진 <들키고 싶은 마음> 떼창과 각 잡고 다시 부른 '들싶마'는 지금까지 불렀던 것 중에 가장 잘 부른 것 같아요. 결국 이승윤도 울먹울먹 울음을 꾹꾹 눌러 참으면서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여러분, 이미 다 아시겠지만 그토록 모든 삐뚜루들이 간절히 원한 앵콘을 한다죠! 소리 질러! 꺄아아아악!!!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올림픽 핸드볼 경기장. 콘서트 타이틀은 ‘끝을 거슬러’ 정말 기가막힌 네이밍 아닌가요?
2024년에도 한 해의 마지막 주말도 최애의 공연을 보며 보낼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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