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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이승윤 결혼 발표가 감동적인 이유

 

하루 늦은 뒷북이지만 이승윤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

 

어제 내내 일에 붙들려 있다가 잠시 쉴 때 인스타를 보던 중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를 보고 순간 가슴이 덜컹! 했더랬다. 뭐랄까, 한눈팔고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차였을 때 순간 넘어질 뻔해서 가슴에 헉! 밭은 숨이 걸릴 때와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다행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바로 중심과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사실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랐을 뿐. 언젠가는 그도 결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발표할 줄은 몰라서 그랬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왠지 이승윤은 마흔이 넘어서 결혼을 할 것 같은 혼자만의 추측을 했더랬다. 대체 왜? ㅎㅎ

 

그리고 이내 공카에 올라온 승윤의 사려 깊은 결혼 발표 글을 보고 내가 신부도 아닌데 왜 울컥, 했는지 모르겠다. 그의 글에는 오랜 시간 우두커니 곁을 지켜준 연인에 대한 깊은 신뢰감으로 단단히 뭉친 사랑이 보였다. 9년이란 세월은 꽤 길다. 그 사이 두 사람 사이에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세워졌다 무너지기를 반복했을까. 뜨거운 시절은 이미 오래 전에 지났지만 그 사람이 내 곁에 없는 삶은 상상이 되지 않는 그런 관계. 긴 세월의 연애를 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그저 어렴풋이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이승윤은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에 놀랐을 팬들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사려 깊은 글을 남겼다. 얼음을 녹여내 싹을 틔우고 장마를 걷어내 볕을 쏟아내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만들어갈 미래조차 팬들 덕분이라고 감사를 전하는 이 다정한 사람아!

 

 

 

그래서일까. 그의 결혼에 충격을 받아 탈덕이나 휴덕을 하겠다는 글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공카 가입자 수가 어제와 오늘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거의 모두 축하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아마 이승윤이 누구와 열애 중이네, 아니네, 그저 좋은 친구로 알아가는 중이네, 그러다 헤어졌네, 말았네 이런 구질구질하고 질척거리는 소문들이 들려왔다면 탈덕하는 팬들이 있을지도. 하지만 그동안 철저하게 사생활 관리를 하다가 산뜻하게 결혼을 발표하기 때문에 이처럼 탈덕 없이 선뜻 축하의 마음을 보내는 것이 아닐까. 여러모로 참 이승윤답다는 생각을 해본다.

 

본인의 말처럼 조용히 예쁘게 잘 살 것 같으니,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이승윤을 음악 안에서 만나 그가 들려줄 노래들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매화꽃 피는 이 계절에 결혼하는 이승윤 님, 하염없이 어여쁘게 잘 살아가리라 믿으며 결혼을 만땅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진 출처: EBS 공감

 

어차피 우리 모두 결혼식 사진을 볼 일은 아마 없을테니 결혼식 날 이런 양복을 입지 않을까 상상만 해볼 뿐이다. 신부의 모습은 상상도 금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