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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까만 흔적> 이승윤의 발라드곡 까만 흔적> 가사 리뷰이승윤은 록커다. 본인도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주기를 원하고, 이승윤을 아는 사람들도 그를 록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예컨대 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승윤의 노래들은 시끄럽다고 생각해서 덮어놓고 듣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승윤의 노래들 중에는 서정적인 곡들도 상당수 있다. 대표적으로 달이 참 예쁘다고>를 비롯해서 시적 허용>, 빗속에서>, 년 여름> 등이 있고 심지어 새벽이 빌려준 마음>은 어떻게 들어보면 성스럽게 들리기까지 한다. 얼마 전 발표한, 3집 정규 앨범 역성>에 수록된 곡 까만 흔적>도 발라드곡에 속한다. 작사, 작곡한 이승윤 본인도 사랑하는 곡이자, 공동 작곡한 조희원 역시 가장 사랑하는 곡이라고 한다. 먼저 가사를 살펴.. 더보기
영화 <올빼미> 사극 영화 올빼미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을 보다 영화 올빼미>는 딱히 트집 잡을 구석이 없는 정말 매끈하게 잘 만든(소위 ‘웰메이드’) 사극이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법서를 충실히 따른 것 같은, 탄탄한 시나리오(감독을 포함해 4명의 작가가 각본과 각색 작업을 했다)가 서스펜스를 차근차근 밀도감 있게 쌓아 올리고, 빛과 어두움, 소리와 침묵을 빼어나게 활용한 연출에, 명불허전의 연기까지 더해져 영화의 전개에 구멍이나 빈틈이 없다.무엇보다 끝까지 주제 의식을 일관성 있게 밀고 가면서 진실의 목격자가 목숨을 걸고 그 진실을 알리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리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완전한 시각장애인이 아닌, 밤에만 시각이 살아나는 주맹증 환자라는 사실과 제목 ‘올빼미’는 적절하게 조응한다. 올빼미는 부엉.. 더보기
영화 <애프터 썬> 영화 애프터 썬> 리뷰-누구나 볕에 그을리며 성장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그래서 부모가 되면(아니, 부모가 안되더라도) 비로소 저절로(혹은 어떤 경험을 통해서) 어린 시절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의 마음이나 생각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비록 그 당시 기억이 뚜렷하지 않아도, 그래서 정확히 내 부모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해도 어렴풋하게라도 감정이 이입되는 지점이 생겨난다. 영화 애프터 썬>은 바로 그러한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매우 영화적인 화법으로(아, 그렇다고 해서 뚜렷한 기승전결 구조를 갖췄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단조로운 내러티브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할 상징과 비유들이 숨어있다는 뜻이다.)  이야기는, 현재 곧 31살이 되는 어른 소피가 자신이 11살.. 더보기
영화 <추락의 해부> 이승윤이 언급한 그 영화, 추락의 해부 올해 초 이 영화가 개봉되고, 여러 영화 정보 프로그램에서 소개를 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온통 눈으로 덮인 하얀 배경으로 시신에서 붉게 흘러내린 피 한줄기가 매우 강렬해 보여서였다. 하지만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굳이 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할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였다. 그래서 OTT에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이제야 보게 됐다. 이제야 본 이유는, 나의 친애하는 가수 이승윤이 공연 무대와 인스타 라방에서 언급해서였다. 서론이 길었다. 각설하고... 내용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다. 프랑스 그르노블 외딴 산골 마을에서 남자가 추락사했다. 집 안에는 아내만 있었고 시각장애인인 아들은 그때 산책을 나가서 집에 없었.. 더보기
자기 앞의 생 이승윤 추천 소설 - 자기 앞의 생 대부분의 소설이 갖춘 미덕 중 하나는, 소외되고 결핍된 인물들, 중심이 아닌 주변부 인물들, 상층보다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역사의 격랑에 휘말리거나, 시대와 불화하거나, 타인들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문학이 주목해야 할 인물들에 대해 깊은 연민과 애정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은 상찬받아 마땅한 작품이다.  주인공 모모는 어디에서나 환영받지 못하는 아랍인이며 창녀에게서 태어났지만 고아나 마찬가지인 처지. 모모를 포함해 창녀의 아이들을 돈을 받고 맡아 키운 늙은 유태인 창녀 로자 아줌마. 아프리카에서 온 전직 복서 출신의 트랜스젠더 창녀. 가족도 친구도 없는 외로운 .. 더보기
영화 <플랜 75> 리뷰 영화 플랜 75>-이런 죽음, 서늘하다! 플랜 75>는 일찍이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 사회의 고민을 서늘하게 담아낸 영화다. 넘쳐나는 노인들이 나라 재정을 축내고 그 피해는 청년들이 받는다며 노인들에 대한 청년들의 혐오범죄가 증가한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나이 75세가 되면 젊은 세대를 위해, 무엇보다 ‘국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죽음을 선택하도록 권유한다. 한마디로, 정부가 개인에게 자살을 권하는 것이다. 이 죽음을 받아들인 노인들에게는 국가가 그 절차와 소정의 비용을 지원한다.  남편도 자식도 없이 혼자 사는 78세의 미치는 호텔 메이드로 일한다. 죽을 때까지 자기 밥벌이를 자기 손으로 해야 하는 그녀는 호텔에서 명퇴를 하자 다른 직장을 알아보지만 고령자인 그녀를 받아주려는 곳은 극히 드물다. 도로.. 더보기
이승윤 전국투어 대전 콘서트 이승윤 전국투어 대전 콘서트 -‘우리'가 유난히 강조됐던 공연  이 좋은 계절, 전국의 단풍 명소들이 우리를 부르지만 삐뚜루들은 이번 주말에도 이승윤의 공연을 보러 갔다. 날씨는 흐리지만 덕후들의 마음은 언제나 맑음이다.   이번 전주 공연도 말해 뭐 해.. 언제나 팬들에게 최고의 공연만 보여주고 싶은 이승윤의 마음이 고스란히 투영된 공연이었고 웃음 포인트도 많은 공연이었다. 인상에 남는 몇 가지 장면들. ‘날아가자’ 산책 타임 때 또 분장실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거울 앞에 앉아서 아예 커피까지 마시고 나왔음. 심지어 “카페인이 되어버린 것 같아” 가사 부분에 맞춰서. 이건 뭐 뮤지컬도 아니고.. 역시 이승윤은 연기를 해야 한다.  ‘ 이때다 ’ 하고 스탶들이 헤어와 메이크업 체크하는 것도 킬포 .너의 .. 더보기
영화 <잠> 리뷰 영화 -과학의 힘인가, 무속의 힘인가 영화든 소설이든, 좋은 이야기의 조건은 뭘까. 한두 가지로 좁힐 순 없겠지만, 여러 요소 중 하나는, 관객이나 독자에게 상상의 공간을 열어주는 것일 테다.. 다시 말해, 작가의 발언을 똑 부러지게 밝히 보여준다거나, 주제를 노골적으로 떠먹여 주는 대신, 관객/독자 스스로 주제를 찾고 해석을 해보게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 잠>은 매우 모범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몽유병에 걸려 밤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남편. 그런 남편을 고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고 싶은 아내. 그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기대는 것은 무속의 힘이다. 아내는 아래층에 살다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노인의 귀신이 남편에게 빙의됐다고 믿는다. 아래층 노인이 죽은 이후부터 남편에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