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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이승윤 전국투어 대전 콘서트

이승윤 전국투어 대전 콘서트

-‘우리'가 유난히 강조됐던 공연

 

 

이 좋은 계절, 전국의 단풍 명소들이 우리를 부르지만 삐뚜루들은 이번 주말에도 이승윤의 공연을 보러 갔다. 날씨는 흐리지만 덕후들의 마음은 언제나 맑음이다.

 

이승윤 이름 석자 박힌 공연 안내 플래카드가 나부끼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가슴 뿌듯해.

 

이렇게 공연장 외벽에 걸린 플래카드는 진짜 권력 있어 보임.

 

이번 전주 공연도 말해 뭐 해.. 언제나 팬들에게 최고의 공연만 보여주고 싶은 이승윤의 마음이 고스란히 투영된 공연이었고 웃음 포인트도 많은 공연이었다. 인상에 남는 몇 가지 장면들.

 

날아가자산책 타임 때 또 분장실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거울 앞에 앉아서 아예 커피까지 마시고 나왔음. 심지어 카페인이 되어버린 것 같아가사 부분에 맞춰서. 이건 뭐 뮤지컬도 아니고.. 역시 이승윤은 연기를 해야 한다.

 

 

‘ 이때다 ’ 하고 스탶들이 헤어와 메이크업 체크하는 것도 킬포 .

너의 둘레에서 박수를 시켰는데 박자가 꽤 어렵다. 다음 공연 때까지 손바닥이 터지도록 연습해야 할 것 같음. 그게 삐뚜루들의 운명임. 제대로 못하면 내 가수에게 혼남. 이런 가수와 팬들 봤음? ㅎㅎ

 

폭죽타임이 시작됐을 때는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 며칠 전 그 발광하는 뮤비를 봐서일까. 인트로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다 같이 정신줄 놓고 방방 뛰었음.  이승윤도 어느 때보다 격하게 뛰었고... ^^

 

얼빠들 단체 심쿵사할 얼굴

 

들키고 싶은 마음을 부를 땐 돌출 무대로 나와서 아예 처음부터 삐뚜루들과 함께 합창을 했는데 이 모습이 꽤나 감동적이지 않슴? 이 노래는 정말 뭐 있다. 들을 때마다 울컥 한다.

 

마지막 앙코르 자유곡으로 오랜만에 애칭을 어쿠스틱 기타 한 대만 들고 불러줬음. 근데 혼자서 26곡이나 불러서 그런지 목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거 같아서 너무 안타까웠다. 어떻게 해서든 자기 팬들에게 한 곡이라도 더 들려주려고 게스트 한 명도 없이 혼자서 서른 곡 가까이 부르는 이 다정 보스를 어쩌나.

 

 

발에 스프링이라도 달았을까? 저렇게 뛰며 부르는데도 음정이 전혀 안흔들림. 봐도 봐도 신기해.

 

인상에 남는 멘트 몇 가지. 대강 이런 멘트였다.

 

제가 대전에서 학교를 나왔는데요. 학교 집, 학교 집만 오갔는데 어느날 엑스포 광장에 갔는데 아이들, 노부부, 커플들이 놀고 있더라구요. 그 사람들을 보면서 난 언제쯤 저런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앉아서 바라봤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대학 시절이 제일 행복했어요.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 (이승윤은 가수가 안 됐다면 분명 작가가 됐을 것이다. 그가 쓴 단편소설들을 읽어봤는데 기본적으로 필력이 좋다. 말해 뭐해. 지금 쓰는 가사들은 그냥 그대로 시잖아.)

 

그리고 요즘 앵콘, 앵콘 노래를 불러대는 삐들을 향해 또 재치 있는 멘트를 던졌다.

 

제가 영화를 열심히 만들어서 개봉했는데 속편은 언제 나오냐고 해요. 시사회를 하면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데 속편! 속편!을 외쳐요. 아직 이 투어가 끝나지도 않았어요. 이 양심도 없는 사람들아.” ㅋㅋ 그래도 서울에서 앵콘 할 것 같다. '안 한다'는 말은 안 했으니까.

 

가장 감동적인 멘트도 있다.

살면서 이 순간만큼은 진짜 우리 것이다라고 느끼는 날들이 별로 많지 않아요. 이번 전국 투어를 하면서 느끼는 건, 이번 주 토요일은 우리 것 이런 기분을 여기 계신 분들이 조금이나마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이 시간이 우리 것이라는 걸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에 앙코르를 하면서 내가 왜 이런 말을 했지? 또 거창한 말을 했구나 생각하고 그때 말했던 문장에 앞뒤를 붙여서 만든 노래 끝을 거슬러가 나오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순간만큼은 우리의 파티로 만들어주신 여러분,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오늘 최대한 예쁘게 하고 나왔으니까 자기 얼굴을 마음껏 즐기라고 한다. 앞으로도 음악은 오래오래 할 건데 얼굴은 한때니까 즐기란다. 이승윤 얼빠들이 기절할 말을 한다. 이러다 다 같이 심멎사하게 생겼다.

 

 

 

이번 3집 정규 앨범에는 유난히 팬들과 함께 쌓아 올린 시간들에서 건져 올려 만든 노래들이 많다. 리턴매치, 끝을 거슬러, 내게로 불어와 등이번 전국투어가 끝나면 이승윤은 이 순간들로 또 신곡들을 만들어낼 것 같다.

 

어느 노매너 삐뚜루 때문에 눈살 찌푸리게 했던 장면도 있었다. 멘트 타임 때 누군가 객석에서 미국에서 아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며 사진 한 번 같이 찍어달라고 했다. 그러자 승윤이 내려가서 그 모자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그 여자가 마치 그들에게 안내해 주는 것처럼 계속 따라다니더니 모자가 셀카 찍고 난 후 자기도 이승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공연 도중에 이게 무슨 매너임? 삐들이 그 여자한테 뭐라고 할까 봐 이승윤이 먼저 한마디 한다. “뭐라고 하지 않기그 비매너인 여자에게도 확실하게 한마디. “다시는 이러지 않기”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건 넘어가는 이승윤이다.

 

대전콘 셋 리스트::

 

1. 스테레오 2. 인투로 3. 게인주의 4. 가짜 꿈 5. 무명성 지구인 6. 우주like 썸싱투 드링크 7. 도킹 8. 굳이 진부하자면 9. 꿈의 거처 10. 너의 둘레 11. 검을 현 12. 폭죽타임 13. 리턴매치 14. 솔드아웃 15. 까만 흔적 16. 내게로 불어와 17. 캐논 18. 누구누구누구 19. 날아가자 20. 비싼 숙취 21. 들려주고 싶었던 22. 흩어진 꿈을 모아서 23. 폭포 24. 끝을 거슬러 25. 들키고 싶은 마음 26. 역성 27. 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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